내가 선택한 최고의 여행

불경기였다. 많은 이들이 대학 졸업을 미뤘다. 일찌감치 졸업을 한 나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긴긴 백수생활을 청산할 무렵 마음은 너덜너덜해졌다. 남들이 일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들끓었을 때 난 그저 쉬고픈 마음이 굴뚝같았다. 시작은 미흡했다. 당일치기 여행이었고 9천900원만 내면 됐다. 점심은 물론 내가 부가적으로 돈을 들여 사먹어야 했지만 차비만 놓고 보아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여전히 손이 크진 못하다. 그래도 거의 매달 돌아다녔다. 그렇게 몇 년이 쌓였더니 더는 새로운 여행상품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여전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지만 여행사에 의존하는 몸이다 보니 행동반경엔 제약이 클 수밖에. 충족되지 못하는 욕망은 간접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여행에 관한 책을 골라 읽으면서 말이다. 최고의 여행으로 꼽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여행의 정의부터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할 거 같다.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일단은 새로운 장소에 목을 매는 편이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지 모르므로 굉장히 분주하게 돌아다니기도 한다. 하지만 엄연히 살피자면 이는 여행이라고 하기가 뭐하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도 중요야 할 수 있지만 비우는 것 또한 여행의 한 가지임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마음의 허함은 어느 정도 달랬으나 몸이 축축 늘어져 아무것도 못할 지경에 이른다면 그건 여행이 아니라 고행일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문득 궁금증이 인다. ‘내가 선택한 최고의 여행’이라 감히 일컬을 수 있는 여행이라니, 당연히 호기심이 일었다. 어떤 측면에서 접근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책이 탄생할 것인데, 저자는 장소에 중점을 둔 듯했다. 하지만 단지 유명한 장소들을 열거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국토가 좁다고 할지라도 평생 돌아다니기엔 부족함이 없다. 몇몇 장소들은 일종의 데자뷰라도 되는 것처럼 꼭 닮은 분위기를 하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이러한 사실을 잊지 않았다. ‘상큼한 봄꽃 여행’이라는 주제와 함께 하동 십리벚꽃길과 거제 공곶이를 대비시켜 놓았고, ‘수수한 가을꽃 여행’이라며 정읍 구절초공원과 고창 학원농장을 함께 꼽았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장소가 아니기에 하루에 이 두 장소를 돌아보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무엇보다도 효율적이지가 못하다. 이 말은 어느 한 쪽을 택할 수밖에 없단 뜻이다. 당신이라면 어느 쪽에 조금 더 점수를 주겠는가. 어린 아이를 앞에 두고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를 묻고는 답을 기다리는 것이 이와 같을까.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선택 앞에서 나도 모르게 긴장을 했다. 하나를 고르면 자연스레 다른 하나는 ‘다음’이 된다. 다음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 보니 더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저자가 언급한 많은 장소들은 이미 여행사에서도 앞 다투어 상품을 내놓았다. 그만큼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여행지로 자리매김한 장소들이 많이 다루어졌단 뜻이다. 그 중 몇몇은 새로운 볼거리, 즐길거리와 함께 진화 중임을 책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중년여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정선의 경우, 내가 방문했던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스카이워크는 존재치 않았었다. 어찌 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으나 마치 당장 유리가 깨어지진 않을까 온몸 가득 긴장을 머금는 경험은 사람들에게 색다른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짚와이어 또한 탑승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궁금한 것 중 하나다. 바람을 가르며 탁 트인 공간을 질주하는 일을 하늘 나는 걸 평생 숙원으로 삼았던 옛 사람들이 본다면 기가 막혀 할 것이다. 명성은 자자한데 아직 기회가 닿지 않은 V트레인 등도 내 관심사다. 뭐니뭐니해도 행복했던 건 역시나 먹거리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추어탕에도 종류가 있다는 건 진즉에 알고 있었다. ‘원주 추어탕’이니 ‘남원 추어탕’이니 하며 특정 지역의 이름이 붙은 음식점 이름을 여러 차례 접한 덕이다. 하지만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는 책을 읽으며 알게 됐다. 비빔밥으로 유명한 전주만이 아니라 진주에서도 비빔밥이 대표적인 음식이라는 사실은 처음 접했다. 육회와 선짓국이 주연이라고 하니 입 짧은 이들이 머리를 벅벅 긁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적잖은 부분이 사진으로 채워졌다. 덕분에 책 읽는 내내 눈이 호강했다. 물론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 앞에서는 꼬르륵 소리를 내다 쓰려오기 시작한 배를 부여잡고 참느라 혼났다. 독서에 너무 몰두해 나타난 부작용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가장 큰 부작용은 방랑기가 다시 내 안에 가득 들어찼다는 점일 것이다. 떠나고 싶다. 여느 때보다도 더 격렬하게. 이제까진 막연히 어디론가 가면 좋고, 아님 말고 였다면 이젠 떠나지 않으면 미치지 않을까 두려울 지경이 돼 버렸다.
내가 선택한 최고의 여행은 봄꽃 나들이, 가을 단풍, 드라이브 코스, 서울 근교 수목원, 캠핑, 한옥마을, 차 없이 떠나는 여행 등 다양한 주제별로 우리나라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5곳의 매력을 소개한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문화유산은 물론 영화와 드라마로 유명해진 여행지,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하는 명소, 생애 한번쯤 경험해 볼만한 체험까지 다채로운 여행 테마를 제안한다.

프롤로그
01 상큼한 봄꽃 여행_ 하동 십리벚꽃길 VS 거제 공곶이
사랑이 이루어지는 꽃비 터널, 하동 십리벚꽃길
봄이 오는 소리 들으러 남국으로 떠나요, 거제 공곶이
02 수수한 가을꽃 여행_ 정읍 구절초공원 VS 고창 학원농장
구절초 향기 맡으며 느릿느릿 가을 속으로, 정읍 구절초공원
소금을 흩뿌린 듯 곱디고운 메밀밭, 고창 학원농장
03 여름 피서지_ 강릉 경포해변 VS 동해 무릉계곡
동해안에서 가장 핫한 곳, 강릉 경포해변
무릉도원은 계곡 물소리부터 다르다, 동해 무릉계곡
04 가을 단풍 여행_ 아산 은행나무길 VS 청주 청남대
당신과 걷고 싶은 길, 아산 은행나무길
대통령이 걷던 비밀의 정원, 청주 청남대
05 가을 빛 여행_ 서천 신성리갈대밭 VS 울산 간월재
영화 속 그곳, 서천 신성리갈대밭
굽이치는 능선 따라 억새로 춤춘다, 울산 간월재
06 드라마 촬영지_ 용인 MBC드라미아 VS 순천 드라마세트장
사극, 한류의 중심에 서다, 용인 MBC드라미아
서울 달동네 모습이 재현된 곳, 순천 드라마세트장
07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_ 통영 해안 드라이브 VS 제천 호반 드라이브
금빛 노을을 달린다, 통영 해안 드라이브
푸른 바람에 달빛이 아스라이, 제천 호반 드라이브
08 서울 근교 수목원 여행_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VS 포천 국립수목원
고요한 수목원의 숨소리 들어봤니?,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우리나라에 딱 한 곳뿐이다, 포천 국립수목원
09 산림욕장으로 치유 여행_ 인제 자작나무숲 VS 장성 축령산편백숲
이국적 풍광이 지친 일상을 잊게 한다, 인제 자작나무숲
내 마음에 쉼표 찍고, 너에게 느낌표 찍다, 장성 축령산편백숲
10 기막힌 풍경 여행_ 통영 미륵산케이블카 VS 완주 대둔산케이블카
10분 만에 한려수도를 한눈에 담다, 통영 미륵산케이블카
천국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완주 대둔산케이블카
11 낭만 캠핑 여행_ 연천 오토캠핑 VS 홍천 글램핑
소문난 곳은 이유가 있다, 연천 한탄강관광지
럭셔리 캠핑의 진수, 홍천 글램핑
12 짜릿한 체험 여행_ 정선 스카이워크 VS 삼척 해양레일바이크
타고 나면 또 생각난다, 정선 스카이워크
짙푸른 동해와 함께 달린다, 삼척 해양레일바이크
13 걷기 좋은 길_ 부산 이기대해안산책로 VS 괴산 산막이옛길
걷다가 바다의 매력에 풍덩 빠지다, 부산 이기대해안산책로
호수의 평안함을 가슴에 담다, 괴산 산막이옛길
14 트레킹 여행_ 문경 새재길 VS 성남 남한산성
숲의 향연 속으로, 문경 새재길
당일치기 산성 걷기 명소, 성남 남한산성
15 한옥마을 여행_ 경주 양동마을 VS 서울 북촌 한옥마을
유네스코가 인정했다, 경주 양동마을
다닥다닥 한옥이 어깨를 맞댄 곳, 서울 북촌 한옥마을
16 벽화마을 여행_ 청주 수암골 VS 부산 감천문화마을
삶이 그림이 되다, 청주 수암골
한국의 산토리니, 부산 감천문화마을
17 근대 문화 여행_ 대구 근대문화골목 VS 군산 원도심
근대 문화 여행의 성지, 대구 근대문화골목
근대소설 탁류 의 배경지, 군산 원도심
18 도심 속 공원 산책_ 서울 하늘공원 VS 부산 시민공원
하늘을 담는 그릇, 서울 하늘공원
공원이 된 미군 부대 누비기, 부산 시민공원
19 겨울 눈꽃 여행_ 무주 덕유산 눈꽃 트레킹 VS 화천 산천어 낚시
곤돌라 타고 눈꽃나라로 여행, 무주 덕유산 눈꽃 트레킹
CNN도 놀란 겨울 낚시왕국, 화천 산천어 낚시
20 따뜻한 온천 여행_ 아산 온천지구 VS 포천 참숯가마
왕이 찾던 온천 여행지, 아산 온천지구
뜨끈한 숯가마가 그리울 때, 포천 참숯가마
21 차 없이 떠나는 여행_ 봉화 O·V트레인 VS 부산 시티투어
아날로그 기차여행을 떠나요, 봉화 O·V트레인
차표 한 장 손에 들고 부산을 누비는 특별한 기회, 부산 시티투어
부록 행복한 미각 여행, 맛 VS 맛
22. 원기 북돋워 주는 추어탕_ 경상도식 추어탕 VS 전라도식 추어탕
산초와 얼갈이배추의 개운한 맛, 경상도식 추어탕
들깻가루와 우거지의 구수한 맛, 전라도식 추어탕
23. 우리의 역사가 담긴 비빔밥_ 전주비빔밥 VS 진주비빔밥
입보다 눈이 먼저 먹는다, 전주비빔밥
육회와 선짓국이 주연이다, 진주비빔밥
24. 언제 먹어도 맛있는 면요리_ 쫄면 VS 메밀막국수
새콤, 달콤 분식의 새로운 역사를 쓰다, 쫄면
막 비벼 먹어야 맛있다, 메밀막국수
25. 푸짐한 한 끼 만찬, 시장음식_ 대구 서문시장 VS 서울 광장시장
조선 3대 시장의 명성을 잇다, 대구 서문시장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 서울 광장시장
26. 뜨끈한 한 그릇 국밥_ 병천 순대국밥 VS 밀양 돼지국밥
속이 꽉 찬 중부의 맛, 병천 순대국밥
경상도의 투박한 입맛, 밀양 돼지국밥
27.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주전부리_ 서울 명동 VS 전주 한옥마을
요우커(旅客)의 거리, 서울 명동
주전부리 여행의 중심, 전주 한옥마을
28. 푸짐한 안주가 있는 주점_ 통영 다찌 VS 전주 막걸리
풍부한 해산물의 향연, 통영 다찌
육해공 산해진미가 이어진다, 전주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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